세월호 3주기, 부활절
지난 16일은 세월호 3주기이자 부활절이었다. 그날 아침 11시 부활절 미사에 참석하였다. 미사가 끝날 즈음에 영성체를 하는데 평소와는 달리 이 장면을 사진에 담는 사람이 있었다. 서서 순서를 기다리며 쳐다 보는데 그의 상의 왼쪽에 노란색 세월호리본이 눈에 띄었다. 갑자기 뭉클한 느낌이 들며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복합적인 감정이었다. 리본을 보는 순간 단원고 학생을 포함한 세월호 희생자들, 그리고 아직 돌아오지 못한 9명의 승객들 생각이 났다. 그 다음 순간, 그 긴장감 속에서도 굳이 세월호 학생을 공개 추모하여야 겠다는 생각을 한 그 사람의 진실됨이 왠지 아팠다. 그 긴장감은 부활미사의 장소가 경산 사동성당이라는 사실과 관련이 있다. 경산이 어떤 곳인가. 경산은 2016년 두 가지의 치욕스러운 기록을 달성하였다. 첫번째, 2016년 12월 9일 박근혜 탄핵투표에서 300명의 국회의원 중 경산 출신 최경환이 유일하게 기권하였다. 두번째, 말많던 국정교과서를 경산 소재 문명고등학교가 전국에서 유일하게 채택하였다. 게다가 사동성당은 노인신자 비율이 유난히 높은 곳이고 그날은 부활미사라 유난히 노인들이 많았다.
세월호는 아픔이다. 그저 그런 아픔이 아니고 우리 민족이 영원히 안고 가야 할 십자가의 아픔이다. 마치 4.3, 한국전쟁, 광주민중항쟁이 그렇듯이 말이다. 부활절과 우연히 겹친 올해, 9명의 미수습자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는 것이 바로 부활이다. 하지만 세월호와 부활은 언제나 나란히 서 있을 것이다. 어여쁜 어린 학생들아! 세월호 희생자들이여! 해마다 벚꽃 필 때 찬란하게 되살아 우리에게 오소서. 알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