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라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경제임은 분명하지만 이는 결국 정치적인 과정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경제민주화나 복지정책 등 어떤 정책이라 하더라도 결국은 정치집단의 힘에 의해 실행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정치집단에게 힘을 부여하는 것은 최종적으로 국민이고 그 절차가 바로 투표(voting)이다.
아무리 현실에 불만을 가져도 결국은 투표를 통해서 마음을 표출하지 않으면 공염불에 그치고 만다. 최근 우리나라 전체 상황이 그리 좋은 것 같지 않다. 점점 열악해짐이 눈에 보인다. 어제 끝난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의 투표율은 겨우 33% 정도 수준. 기성정치에 실망하여서든 어떤 이유에서든 투표를 하지 않으면 그 결과는 최악이다. 그래서 투표는 최선이 아니라 차악을 선택하는 과정이라고 하지 않는가. 선거 때마다 문제가 되는 투표율. 그렇다면 우리가 목표로 삼는 선진국의 사정은 어떠할까?
OECD 홈페이지에서 투표율과 관련된 엑셀자료(2011년 기준)가 있어 정리해 보았다. 여기에서는 국가별로 가장 최근에 실시된 선거의 투표율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선거의 종류에 따라 편차가 있을 수 있음을 감안하여야 한다. 아래 둘째에서 넷째까지는 거의 대부분의 나라에서 공통된 현상이다.
첫째, 예외도 있지만 선진국은 일반적으로 투표율이 높다. 호주(95) 룩셈부르크(92), 벨기에(91), 덴마아크(87), 스웨덴(82), 네덜란드(79), 독일(77) 등등의 순이다. 물론 예외도 있다. 칠레 87%, 터어키 84%인 반면 미국과 스위스가 48%이다. 우리나라는 최저인 46%로 이웃인 일본의 67%에 비해서도 한참 낮다. 세계 최강인 미국과 부유한 유럽국 스위스의 투표율이 왜 그렇게 낮은지는 좀 더 알아봐야겠다. OECD의 평균은 70%였다.
둘째, 투표율이 점점 하락하고 있다. 1980년의 투표율 대비 최근 투표율의 변화를 보면 4~5개국을 제외하고는 모두 1%p에서 42%p까지 투표율이 감소하였다. 전체 평균은 -11%p였는데 우리나라는 -32%p로 슬로바키아의 -42%p에 이어 두번째로 높다.
셋째,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투표율이 높다. 고학력과 저학력 유권자의 투표율 차이는 OECD평균 약 7%p로 미국의 경우가 약 33%p로 가장 높다. 평균보다 낮은 나라는 오스트리아, 스페인, 뉴질랜드, 네덜란드, 벨기에, 스웨덴, 캐나다, 프랑스 등으로 역시 선진국이 많았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오히려 고학력자가 저학력자에 비해 투표율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넷째, 노인들의 투표율이 청년에 비해 높다. OECD평균은 약 12%p이며 영국이 약 37%p로 가장 높다. 우리나라도 약 23%p로 세번째로 높은 수준이었다. 이탈리아와 벨기에는 청년들의 투표율이 오히려 노인들에 비해 높았다.
종합하면, 우리나라는 투표율이 매우 낮으면서 점점 하락하고 있고, 노인층의 투표율이 청년층에 비해 매우 높으며, 고학력자의 투표율이 저조한 편이다.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서는 투표행태의 변화가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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