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인생
돌이켜 보면 어릴 적부터 역마살이 있었던 것 같다. 중학교 때 문고판으로 된 "김찬삼의 세계여행기"를 읽으면서 다른 세상을 동경하였고, 세계지도를 펼쳐놓고 각 나라의 수도를 외웠다. 직장을 잡고 결혼을 하고 아이의 아버지가 된 후에도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 항상 가슴 한 가운데에 있었다. 2000년, 나이 37세에 떠난 늦은 유학도 사실은 공부에 대한 열망보다 가보지 않은 세계에 대한 동경이 더 크게 작용한 것인지 모른다. 늦게 시작한 공부가 쉬웠을 리 없다. 80년대 전반에 대학을 다녔던 세대가 공감하듯이 강의실에서 제대로 공부한 기억이 거의 없다. 그런 상태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했으니 유학을 떠나기 직전에 내 지식은 고졸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런데 턱하니 박사과정에 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