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4일, 독일 퓌센(Fussen)의 노이슈반슈타인(Neuschwanstein)성으로 가는 길에서 만난 미국인 가족이다.
노이슈반슈타인 성은 고성이 많기로 유명한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으로 꼽힌다. 디즈니랜드의 로고로 등장하는 성이 바로 이 성을 모델로 하여 만들어졌다고 한다. 10월 3일 뮌헨 중앙역에서 자동차(Volvo D3)를 빌려서 퓌센까지 약 100km를 이동하였다. 오는 중에 보는 경치도 매우 아름다왔지만 퓌센으로 온 것은 바로 이 성을 보기 위해서였다. 숙소에서 이 곳까지는 자동차로 약 10분이었는데, 서둘러 왔음에도 성을 보려는 사람들의 행렬이 워낙 길어 1시간 가량 줄을 서 있는 중에 표가 매진되고 말았다. 그래서 부득이 여행일정을 변경하여 하루 더 같은 숙소에 방을 잡아 머물렀다. 바로 다음 날 일찍 숙소를 나서 다시 약 1시간 여의 줄을 선 다음 가까스로 입장표를 구입할 수 있었다.
성이 위치한 산 위로 이동하는 셔틀을 타고 정류장에서 하차하여 약간의 내리막 길을 걸어서 성 입구에 도착하였는데, 가는 도중 반가운(?) 영어가 들려왔다. (세상에 영어가 이렇게 반가울 수 있다니, 내가 그래도 영어를 약간은 하는 모양이다.^^) 오하이오에서 온 미국인 가족이었다. 그런데 무려 3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이 곳까지 왔단다. 어른들이 자기 몸도 감당하기 힘들텐데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유모차에 탄 아기를 전담하느라 웃 옷을 벗어 허리에 걸친 남편은 아주 잘 생기고 유머도 많았다. 반면 부인은 동양인에 비해서도 키가 작고 평범하였는데, 우리는 그녀가 필시 감추어진 매력과 능력이 대단할 것이라고 추측하였다. 자기를 공주라고 자칭한다는 딸 아이들이 너무 귀여워 사진을 찍을 수 있냐니까 즉시 물론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 가족들과는 관람시간도 동일하여 성 안을 관람할 때 다시 마주치기도 하였다.
퓌센 관광은 모든 것에 공짜가 없다는 격언을 상기시켜 주었다. 유럽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성을 그렇게 여유있게 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한 우리가 어리석었다. 아래 사진은 멀리서 본 노이슈반슈타인 성의 전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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