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대구FC는 1부리그 승격을 눈 앞에 두고 막판에 좌절하고 말았다. 5 경기를 남겨놓은 상태에서 1 경기만 이겼어도 승격할 수 있었는데 무척 안타까웠다. 한 경기 한 경기 관심을 보이던 때라 실망감이 꽤 오래 지속되었다. 그 즈음 영국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던 팀이 있었다. 레스터시티(Leicester city). 현지인이 아니라면 명칭을 제대로 읽기도 힘든, EPL에서는 그리 부각되지 않았던 팀이었다.
그 이름도 생소하던 레스터시티가 2015-2016 시즌 EPL 우승팀으로 확정되었다. 돈잔치로 눈총을 받고 있는 EPL에서, 전체 선수의 몸값이 부자구단의 1/10에도 못미치는 가난한 구단이 우승을 확정짓자 '흙수저의 반란'이라는 등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 과정이 영화로 만들어져도 많은 관심을 끌 만한 드라마틱한 우승이었다. 약자가 더욱 살기 힘들어진 세상에서 많은 사람에게 대리만족을 주는 소식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누구나 열심히 하면 할 수 있다'는 개인 환원주의가 여기에 끼어들지는 말았으면 한다. 그냥 잘 된 영화 한편을 보며 감동에 젖는 정도로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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