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는 '눈물'이다. 사고가 난 지 벌써 1년, 그 동안 참 많은 눈물을 흘렸다. 유가족이 흘린 눈물만으로도 큰 강이 하나 정도 생겼을 법 하다. 강물이 흐르면 지형이 변하는데, 강물같은 눈물이 1년을 흘렀지만 변한 것은 거의 없다. 며칠 전 삭발하는 유족들의 눈에서도 어김없이 눈물이 흘렀다. 만감이 교차하였을 것이다. 모든 일을 팽개친 채 1년 동안, 온갖 수모를 견디며 진상규명을 외쳤지만 상황은 변한 것이 없으니... 아직도 진도 앞바다에는 9명의 시신이 방치된 채 있다. 삭발한 유족들이 자식들의 영정사진을 든 채 흘리는 눈물을 지켜보는 사람들의 마음은 허하게 젖어든다.
대통령도 눈물을 흘린 적이 있다. 그 이후의 행동이 그 때 흘린 눈물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들었지만 그래도 1주기엔 어떤 모습을 보일까 약간은 궁금했었다. 그런데 오늘 남미순방을 떠남으로써 담화장에서 흘리던 눈물이 악어의 눈물이었음을 스스로 증명하고 말았다. 국회의원 등 소위 사회지도층들도 간혹 눈물을 흘린다. 그런데 그들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하여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본 적은 거의 없다. 그들의 눈물은 자기의 자리를 보전하거나 더 높은 자리를 찾기 위해 애쓸 때에만 흐른다. 가족의 잘못으로 여론이 악화될까 두려워 흘리는 눈물, 청문회장에서 비판을 잠재우기 위해 흘리는 눈물은 종종 볼 수 있었다. 얼마 전 청문회 당시 눈물을 보이기도 했던 이 총리가 오늘 안산 합동분향소를 깜짝 방문하였는데, 현재 그가 처한 상황을 고려할 때 참된 조문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1년 전에 많은 국민들이 진정으로 아파하며 눈물을 흘렸지만, 이제 그 눈물도 점차 메말라 간다. 시간이 흐르면서 다른 걱정거리며 할 일이 계속 생기기 때문이라고 변명할 수 있다. 하지만 1주기를 맞은 오늘 하루만이라도, 아니 단 1분만이라도 비명에 떠난 사람들을 생각하며 가슴이 전하는 소리를 들어보자. 이 작은 일조차 하지 못한다면 이 세상은 진정 사람이 사는 세상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